2025학년도 1학기 고전으로 현대보기 2학년 ( )반 ( )번 이름: ( ) ◈ 흥 부 전 ◈ 하나. 아이고 형님, 갈 곳이나 일러주오. 이 나라는 예로부터 군자의 땅이고 예의의 고장이라. 열 집 사는 마을에도 충신이 나고 일곱 살 아이라도 효도를 일삼으니 불량한 사람이 있을 리 없다. 하지만 요순임금 태평 시절에도 흉악범이 생겨났고 공자님 계실 적에도 도척 같은 자가 있었으니 인간사 깊은 이치란 헤아리기 어렵구나. 옛적에 전라도 운봉과 경상도 함양 땅...
More
2025학년도 1학기 고전으로 현대보기 2학년 ( )반 ( )번 이름: ( ) ◈ 흥 부 전 ◈ 하나. 아이고 형님, 갈 곳이나 일러주오. 이 나라는 예로부터 군자의 땅이고 예의의 고장이라. 열 집 사는 마을에도 충신이 나고 일곱 살 아이라도 효도를 일삼으니 불량한 사람이 있을 리 없다. 하지만 요순임금 태평 시절에도 흉악범이 생겨났고 공자님 계실 적에도 도척 같은 자가 있었으니 인간사 깊은 이치란 헤아리기 어렵구나. 옛적에 전라도 운봉과 경상도 함양 땅 어름에 박씨 형제가 살았으니, 놀부는 형이고 흥부는 아우였다. 같은 아버지 같은 어머니한테서 났으나 성품은 아주 딴판이다. 사람마다 몸속에 오장육부가 있는데 놀부는 오장칠부라. 어찌 된 일인가 하면 왼쪽 갈비뼈 밑에 장기 알만 한 심술보 하나가 주머니처럼 딱 붙어가지고 심술이 사시사철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. 그 심술을 보자면 꼭 이러했다. 대장군방 나무 베고, 삼살방에다 집을 짓고, 귀신 터에 이사 권코, 불난 집에 부채질, 다 된 밥에 재 뿌리기, 애 밴 부인은 배를 차고, 오대 독자 불알 까고, 수절 과부는 희롱하고, 다 큰 처녀 헛소문 내기, 의원 보면 침 도둑질, 지관 보면 쇠 감추기, 똥 누는 놈 주저 앉히고, 곱사등이는 뒤집어 놓고, 앉은뱅이 택견하고, 엎어진 놈 뒤통수 치고, 달리는 놈 다리 걸고, 삼거리 길에 구덩이 파기, 애 낳는 데 개를 잡고, 다 된 혼사에 훼방 놓기, 상여 맨 놈 몽둥이질, 기생 보면 코 물어뜯고, 제사 술에다 가래침 뱉고, 옹기가게 돌팔매질, 비단 가게에 물총 쏘고, 고추밭에서 말달리기, 가문 논에 물 빼내기, 장마 논에 물 대기와, 애호박에다 말둑 박고 이삭 팬 벼 포기째 봅기, 어른 보면 반말하기, 가난한 양반 관을 찢고, 판소리라는 데 잔소리하고, 풍류 판에 나팔 불기, 된장 그릇에 똥 싸기와, 간장 그릇에 오줌 싸기, 우는 아기는 집어 뜯고, 자는 애기는 눈 벌린다. 눈먼 봉사 이끌어서 개천 물에 빠뜨리고, 길가는 나그네들 재울 듯이 붙들었다
Less